많은 여행객들이 같은 10곳만 가는 사이, 아무도 안 가는 곳이 1위
여행자의 80%가 세계 관광지의 10%에 몰리는 사이, 방문객이 4만 명도 안 되는 나라가 가장 저평가된 여행지 1위에 올랐습니다

유명한 곳이니까 일단 가 보자는 생각으로 여행지를 고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세계 여행자 대부분이 그렇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 흐름과 정반대에 있는 여행지들을 모은 순위가 2026년 여러 곳에서 나왔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이 1위에 오른 순위입니다.
80%가 10%에 몰리는 이유
국제 여행사 인트레피드 트래블과 여행 트렌드 연구기관 글로브트렌더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여행자의 80%가 세계 관광지의 단 10%에 몰립니다. 이름난 몇 곳에 수요가 극도로 쏠리는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여행자들이 이런 쏠림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로뉴스가 인용한 유럽여행위원회(ETC) 조사에서 여행자의 55%는 이미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찾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마음과 발걸음이 어긋나 있는 셈입니다.
그 이유는 붐비는 곳의 숫자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여행 매체 포도르스의 2026 노 리스트에 따르면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은 한 해 약 1,100만 명을 맞습니다. 남극도 2023~2024 시즌 방문객이 약 12만 명이었고, 2033년까지 두 배로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검색에 잘 걸리고 항공편과 숙소가 이미 갖춰진 곳으로 수요가 계속 다시 몰리는 구조라고 저희는 봅니다.
가장 저평가된 여행지 1위
이런 흐름 속에서 프랑스의 여행보험 비교 매체 헬로세이프는 유엔세계관광기구의 데이터와 안전 지표, 물가와 접근성, 관광 잠재력을 함께 따진 2026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여행지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1위는 서아프리카의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로, 한 해 방문객이 4만 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몽마르트르 한 곳의 한 해 방문객과 견주면 대략 300분의 1 수준입니다. 그 뒤로 알바니아, 연 방문객 200만 명 미만의 키르기스스탄, 약 400만 명의 라오스, 사모아, 몰도바, 니카라과, 연 10만 명 미만의 바누아투, 카보베르데, 스리랑카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목록은 다른 조사와도 겹칩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여행 매체 타임아웃이 2026년 초 고른 저평가 여행지 다섯 곳 가운데 하나로 몰도바를 소개했는데, 몰도바는 2025년 방문객이 전년보다 6.5% 늘었습니다. 방법이 다른 두 조사가 같은 나라를 따로 가리켰다는 점에서, 이 흐름이 한때의 유행만은 아니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핫하지 않은 곳들의 목록
인트레피드와 글로브트렌더는 아예 2026 낫 핫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10곳을 골랐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비스섬, 튀르키예 남동부 아나톨리아, 루마니아의 장거리 트레킹 길 비아 트란실바니카, 핀란드 울루 등입니다.
유로뉴스는 그중 몇 곳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비스섬은 오랫동안 군사기지였던 탓에 공항도 대형 크루즈 선착장도 없어 지금도 한적합니다. 튀르키예 남동부의 가지안테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음식 창의도시이지만 아직 대중적인 관광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비아 트란실바니카는 길이가 1,400km에 이르러 동쪽의 카미노라는 별명을 얻었고, 울루는 2026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됐는데도 북극권에 가까운 곳이라 아직 붐비지 않습니다.
같은 흐름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관광 정책 포털은 허시피탤리티라는 숙박 트렌드를 소개했습니다. 소음을 줄인 건축과 음향 설계, 마음챙김 프로그램으로 손님에게 일부러 고요함을 선물하는 방식입니다. 북적임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 여행지 선택에서도, 숙소 선택에서도 함께 보이고 있습니다.
한적한 곳으로 떠나기 전에
덜 알려졌다고 늘 안전하거나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방문객이 적은 곳일수록 직항이 없거나 응급 의료시설이 멀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경유 경로와 가장 가까운 병원 위치를 알아 두고, 우리나라 외교부의 여행경보 단계도 확인하세요. 여행자보험은 의료 후송까지 보장하는지 꼭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미리 대비해 두세요.
시기도 중요합니다. 방문객이 적은 곳일수록 우기나 축제철에 따라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고, 특정 시즌에는 숙소가 몰리기도 합니다. 현지의 날씨와 행사 일정을 함께 확인하고, 성수기 앞뒤의 어깨 시즌을 노려 보세요. 하나의 순위만 믿지 말고 여러 기관의 목록에서 같은 이름이 겹치는지 확인하면 믿음이 더 갑니다.
그리고 조용한 곳의 매력을 지켜 주는 것도 여행자의 몫입니다. 이런 지역은 작은 숙소와 가게에 기대어 살아가니, 큰 단체로 몰려가 붐비는 관광지의 방식을 그대로 옮겨 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위가 낮다는 것은 여행하기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준비가 조금 더 필요하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검색창에 늘 뜨는 도시 대신 이 목록을 한 번 펼쳐 보세요.
※ 방문객 수와 순위는 발표 기관과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출발 전 해당 지역에 대한 정부 여행경보와 현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참고 출처
- Intrepid Travel UK Newsroom (호주/영국, 글로벌 여행사) — Intrepid releases 2026 Not Hot List
- Euronews (범유럽 매체) — Tired of Europe's crowded hotspots? Put these 'not hot' destinations on your 2026 itinerary (유럽여행위원회European Travel Commission 조사 인용)
- HelloSafe (프랑스) — The Most Underrated Destinations in the World in 2026
- Forbes (미국) — Underrated Travel Destinations For 2026—Where To Avoid Overtourism
- Fodor's (미국) — No List 2026: 8 Destinations to Reconsider in 2026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광 전환 포털 (벨기에/EU 공식 기관) — Hushpitality: Rising Travel Trend Seeking Sweet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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