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9일 목요일
TripNoble

여행 전문 칼럼 신문

공식 자료와 출처로 쓰는 오리지널 여행 칼럼

59일 여정에 1억6천만원, 대기자만 수천 명!

비행기보다 느리고 몇 배나 비싼데도 대기자가 줄을 섭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럭셔리 기차와 야간열차 이야기

59일 여정에 1억6천만원, 대기자만 수천 명!

비행기보다 느리고 값은 몇 배나 비싼 여행 상품인데도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한 여행사가 내놓은 59일짜리 세계일주 기차여행은 1인당 12만 4천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6천만 원이 넘는데도 대기자가 수천 명에 이릅니다. 한때 저물어 가는 산업으로 여겨지던 기차여행이 왜 지금 다시 달리고 있을까요.

다시 달리는 야간열차

몇 해 전만 해도 야간 침대열차는 사양산업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은 반대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계절 노선은 승객이 150%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끊긴 파리-베를린-빈 야간열차조차 좌석의 70%를 채우는 탑승률을 유지했습니다.

이 흐름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비행 수치심입니다. 탄소 배출에 부담을 느낀 여행자들이 비행기 대신 기차를 먼저 고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공항을 오가는 번거로움 없이 도심 기차역에서 바로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는 편리함, 그리고 이동 자체를 목적지만큼 즐기려는 느린 여행의 바람도 더해졌습니다. 체코 여행 플랫폼 키위닷컴은 이 느린 여행을 2026년 가장 큰 여행 흐름으로 꼽았습니다.

여기에 럭셔리 업계도 뛰어들었습니다. 프랑스의 명품 그룹 LVMH와 호텔 그룹 아코르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브랜드를 호텔과 열차, 요트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되살리는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영국 여행 매체 비즈니스 트래블러에 따르면 2026년에는 로마와 이스탄불을 잇는 새 노선이 첫 운행을 시작합니다. 단순한 복고 마케팅이 아니라 실제 수요가 받쳐 주고 있다는 신호로 저희는 읽습니다.

1억 원이 넘어도 줄을 서는 이유

값을 보면 더 놀랍습니다. 비즈니스 트래블러에 따르면 로마와 이스탄불을 5일 4박으로 잇는 새 노선은 1인당 약 2만 유로(약 3천만 원)입니다. 2026년 말 출범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새 럭셔리 열차는 객실 1박에 3만 사우디리얄(약 800만 원) 선이고, 일본 규슈를 도는 한 럭셔리 열차는 겨울 시즌 1인당 1박에 70만 엔(약 640만 원)에 이릅니다.

앞서 말한 59일 세계일주 기차여행은 그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포춘에 따르면 이 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사는 시즌마다 여정이 매진되고, 대기자 명단에 수천 명이 이름을 올려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옛 실크로드를 되살린 노선도 있습니다. 타임아웃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출발해 중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타슈켄트까지 가는 22일짜리 여정으로, 스위트 객실과 파인 다이닝, 라이브 연주 라운지를 갖춰 달리는 호텔이라 불립니다.

서로 다른 대륙의 서로 다른 운영사가 비슷한 시기에 럭셔리 열차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이 흐름이 한 나라나 한 브랜드의 반짝 유행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저희는 봅니다. 느리지만 특별한 경험에 값을 치를 여행자층이 세계 곳곳에서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처음 럭셔리 기차여행을 계획한다면

처음부터 몇 주짜리 대륙 횡단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2~3박짜리 짧은 럭셔리 열차 상품도 여러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짧은 구간으로 먼저 겪어 보면 어떤 객실 등급이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 소개한 값은 대부분 최상급 등급이나 긴 여정 기준이고, 같은 노선이라도 짧은 구간이나 기본 객실은 훨씬 합리적인 값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약은 넉넉히 앞서 시작하세요. 인기 노선의 성수기 일정은 공개와 거의 동시에 마감되기도 하고, 대기자 명단이 생기는 일도 흔합니다. 관심 노선이 있다면 운영사의 공식 공지를 미리 구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긴 여정일수록 취소와 변경 수수료가 높으니 예약 전에 규정을 꼭 확인하세요.

객실 등급별로 무엇이 포함되는지도 꼼꼼히 견주어 보세요. 같은 열차라도 등급에 따라 식사와 라운지 이용, 창문 크기까지 달라집니다. 열차 객실은 비행기보다 짐 공간이 훨씬 좁은 경우가 많아, 캐리어 크기와 개수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고급 열차라도 선로 상태에 따라 밤에 흔들림이 느껴질 수 있으니 잠귀가 밝다면 귀마개와 수면 안대를 챙기면 도움이 됩니다.

창밖으로 국경과 계절이 천천히 바뀌는 것을 보는 여행은, 목적지에 빨리 닿는 것과는 다른 기쁨을 줍니다.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비행기 표 대신 기차 시간표를 한 번 찾아보세요.

※ 가격과 운행 일정은 운영사와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예약 전 운영사의 공식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참고 출처

  1. Business Traveller — "Luxury Sleeper Trains are Back: The Best New Routes and Debuts for 2026" (영국, 2026년 신규 노선·가격 정보)
  2. Time Out — "A luxury train is relaunching the Silk Road in 2026" (영국계 국제 매체, 실크로드 노선 소개)
  3. Fortune — "Luxury train travel: $100k ticket, executive lifestyle" (미국, 59일 세계일주 기차여행 상품 및 대기자 현황)
  4. National Geographic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rail travel in 2026" (미국, 철도 여행 수요 증가 통계)
  5. Kiwi.com Magazine — "Why Slow Travel Is the Biggest Trip Trend of 2026" (체코, 슬로우 트래블 트렌드 분석)
  6. LVMH — "LVMH and Accor join forces to take Orient Express to new horizons" (프랑스, 럭셔리 열차 브랜드 부활 프로젝트 공식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