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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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8%, 바르셀로나는 8유로… 유럽 숙박세가 오르는 이유

같은 호텔, 같은 방인데 내년에는 더 냅니다. 빈과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에든버러, 그리고 일본까지 여행자에게 붙는 세금이 오르고 있습니다

빈은 8%, 바르셀로나는 8유로… 유럽 숙박세가 오르는 이유

호텔 체크아웃 데스크에서 예약할 때 본 금액보다 몇 유로가 더 적힌 영수증을 받아 본 여행자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숙박세, 도시세, 관광세라고 부르는 이 작은 세금이 요즘 유럽 곳곳에서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같은 호텔, 같은 방에 묵어도 내년에는 더 내게 되는 셈입니다. 숫자 뒤에는 늘어난 여행자와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 사이의 오래된 고민이 있습니다.

빈, 3.2%에서 8%로

오스트리아 빈은 숙박 요금에 붙는 지방세인 오르츠타크세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매체 비엔나닷에이티에 따르면 3.2%였던 세율은 2026년 7월부터 5%가 됐고, 2027년 7월에는 8%로 오를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2025년 말까지 8.5%로 올리려 했지만, 관광업계의 반발과 시와의 협의 끝에 시기를 나누고 세율을 조금 낮춘 절충안이 나왔습니다.

배경에는 기록적인 방문객이 있습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빈의 숙박 건수는 2005년 880만 박에서 2025년 2,010만 박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호텔업계의 생각은 다릅니다. 빈 상공회의소 호텔 부문 위원장 펠릭스 노이타츠는 업계가 시의 돈줄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업계는 8% 인상을 멈추고 5%를 유지하거나 1박당 정액으로 바꾸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침대 수가 수요보다 빨리 늘어 객실 값을 쉽게 올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바르셀로나, 1년에 1유로씩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시가 따로 붙이는 관광세 할증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카탈루냐 매체 아라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시의회는 2025년 7월 25일, 1박당 4유로인 할증금을 해마다 1유로씩 올려 2029년에는 법정 상한인 8유로까지 높이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여기에 카탈루냐 지방의 관광세가 따로 붙습니다. 같은 매체는 지방세가 호스텔과 4성급 미만 호텔은 2유로, 5성급 호텔은 7유로가 되면서, 2029년에는 5성급 호텔 기준으로 두 세금을 합쳐 1박에 최대 15유로까지 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르디 바이스 부시장은 지금의 할증금이 이미 대중교통과 치안 같은 사업에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암스테르담, 20%를 향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이미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숙박세를 받는 도시입니다. 네덜란드 생활 매체 아이엠엑스팻에 따르면 지금 세율은 12.5%이고, 시 연립정부는 이를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20%로 올리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시가 내세운 이유는 과잉 관광입니다. 암스테르담의 숙박 건수는 2025년 2,370만 박으로, 시가 스스로 정한 한 해 2,000만 박의 한도를 넘었습니다. 여기에 네덜란드 정부가 2026년부터 호텔 숙박의 부가가치세를 9%에서 21%로 올리면서, 같은 매체는 숙박비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 21.5%에서 2031년 41%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호텔 업주들은 앞선 세금 인상 뒤 객실 점유율이 약 10% 떨어졌다며, 여행자들이 세율이 낮은 이웃 도시로 옮겨 갈 것을 걱정합니다.

새로 시작한 곳들

숙박세가 처음 생긴 곳도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2026년 7월 24일부터 영국 최초의 도시 단위 숙박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에든버러 시의회에 따르면 숙박 요금의 5%를 첫 5박까지만 매기고, 2025년 10월 1일 이후 예약한 숙박부터 적용합니다. 시는 이 세금으로 한 해 최대 5,000만 파운드를 거둬 도시 운영과 기반 시설, 문화와 축제, 관광객 관리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여행자에게 가장 가까운 변화는 일본입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을 떠날 때 내는 국제관광여객세는 2026년 7월 1일부터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세 배가 됐습니다. 대부분은 항공권을 살 때 요금에 자동으로 포함되니, 7월 이후 일본행 항공권 값이 조금 올랐다면 이 세금 때문일 수 있습니다.

왜 지금 오르는가

도시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흐름은 비슷합니다. 방문객이 늘면서 대중교통과 청소, 치안, 문화유산 관리에 드는 돈이 커졌고, 그 비용을 주민의 세금만으로 감당하지 않고 머무는 사람에게도 나눠 지우겠다는 것입니다. 암스테르담처럼 아예 방문객 수를 줄이려는 목적을 숨기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여행자로서는 조금 불편한 소식이지만, 한 번쯤 다르게 볼 수도 있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걷는 깨끗한 거리와 제시간에 오는 트램, 잘 지켜진 옛 건물은 누군가의 돈으로 유지됩니다. 숙박세는 그 비용의 일부를 잠시 그 도시의 주민이 되어 함께 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것은 도시의 몫입니다.

예산을 짤 때 기억할 것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숙박세가 예약 화면의 요금에 늘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숙소에 따라 체크인이나 체크아웃 때 현장에서 따로 받는 경우가 있으니, 예약할 때 세금과 수수료가 포함된 금액인지 확인하세요. 1박당 정액인지, 숙박 요금의 몇 퍼센트인지도 도시마다 다릅니다. 비율로 매기는 곳에서는 비싼 숙소일수록 세금도 커집니다.

긴 여행이라면 숙박 일수 상한도 살펴볼 만합니다. 에든버러처럼 첫 5박까지만 세금을 매기는 곳이 있어, 오래 머무는 여행자에게는 부담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금이 오르는 날짜를 앞두고는 예약 시점과 숙박 시점 가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적용하는지도 확인해 두세요. 에든버러는 예약 날짜와 숙박 날짜를 모두 따졌습니다.

세금 몇 유로가 여행 전체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리 알고 예산에 넣어 두면 체크아웃 데스크에서 당황할 일은 없습니다. 다음 유럽 여행의 숙소를 고를 때, 1박 요금 옆에 그 도시의 숙박세를 한 줄 적어 보세요.

※ 이 글은 2026년 10월 28일 기준 각 도시와 기관의 발표, 보도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세율과 적용 시기는 바뀔 수 있으니 예약 전 숙소와 해당 도시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참고 출처

  1. Viennese Hoteliers Resist Next Increase of Local Tax (VIENNA.AT, 오스트리아, 2026-09-30)
  2. Record visitors, record taxes: Vienna cashes in on tourist boom (AFP 통신, Kuwait Times 게재, 2026-07-10)
  3. Green light to double the tourist tax in Barcelona: it will reach 8 euros in 2029 (Ara, 스페인 카탈루냐, 2025-07)
  4. Amsterdam to raise tourist tax to 20% by 2031 (IamExpat, 네덜란드, 2026-08-24)
  5. Amsterdam Proposes Tourism Tax Hike to 20% (Skift, 미국, 2026-06-05)
  6. Two weeks to go: preparations ongoing ahead of Edinburgh Visitor Levy launch (에든버러 시의회, 영국, 2026-07)
  7. Japan's International Tourist Tax is increasing (일본정부관광국 JNTO, 일본)

※ 썸네일 사진: NextVoyage / Pixabay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