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 예약, 영화 한 편에 76% 늘었다
신화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섬으로 검색이 몰렸습니다. 영화 한 편이 여행지를 바꾸는 방식,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자, 신화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곳으로 향하는 여행 검색이 갑자기 치솟았습니다. 어디로 떠날지 고르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때로는 영화 한 편이 그 고민을 단숨에 끝내 버립니다. 2026년 여름 그리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도 대신 화면을 보고 고르는 여행
미국 여행 플랫폼 익스피디아가 18개 나라 여행자 2만 4천 명에게 물은 조사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여행자의 81%가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를 보고 여행지를 정한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여행자로 넓혀도 53%가 화면에서 본 장소로 떠나는 여행에 관심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흐름을 세트제팅이라고 부르고, 익스피디아는 미국에서만 이 흐름이 8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화 속 고향을 찾는 검색
이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보여 준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입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그린 이 영화가 2026년 7월 중순 개봉하자, 그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을 여행하려는 구글 검색이 개봉 직후 3,421% 늘었고, 그곳으로 향하는 항공권 검색도 966% 늘었습니다. 영화는 개봉 4주 만에 전 세계에서 11억 달러를 벌어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됐습니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컸던 것은 오랫동안 신화 속 상상의 장소로 여겨지던 곳이 실제로 갈 수 있는 지명으로 다시 조명받았기 때문이라고 저희는 봅니다. 그 도시가 정말 있느냐는 검색이 함께 늘었다는 점이 이를 보여 줍니다.
다만 영화의 실제 촬영은 여러 나라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반도의 해변과 동굴, 이탈리아 시칠리아 근처의 섬, 모로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을과 해안, 스코틀랜드의 고성까지 대륙을 넘나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한 나라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관광업계가 함께 관심을 받았습니다.
주민 3,000명의 섬, 이타카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은 곳은 그리스의 작은 섬 이타카입니다. 호주의 그리스계 매체 네오스 코스모스에 따르면 주민이 약 3,000명에 불과한 이 섬은 오랫동안 이름난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영화 속 주인공의 고향으로 알려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지 관계자는 영화가 만든 홍보 효과를 엄청나다고 표현했고, 한 식당 주인은 영화 덕분에 섬이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섬은 개봉 전부터 2026년 여름 시즌 예약이 이미 차 있었고, 현지에서는 본격적인 방문객 증가가 2027년 시즌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스 전체로도 효과는 뚜렷했습니다. 미국 여행 업계지 트래블 위클리에 따르면 영화 개봉 뒤 그리스 여행 상품 예약은 1년 전보다 76% 늘었습니다. 한 설문에서는 61%가 영화에 관심을 보였고 81%가 영화와 관련된 그리스 여행지를 방문할 뜻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러 여행사가 개봉에 맞춰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새 상품을 20개 넘게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앞의 익스피디아 조사의 81%와 이 설문의 81%는 서로 다른 조사입니다. 하나는 젊은 세대의 여행 습관을, 다른 하나는 이 영화 한 편에 대한 방문 뜻을 물은 것입니다. 숫자가 우연히 같을 뿐이니 둘을 하나로 묶어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이 아닌 이야기
화면 속 장소가 지역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크로아티아 지역 매체 두브로브니크 타임스에 따르면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였던 두브로브니크에는 방영 기간 3년 동안 드라마를 보고 찾아온 방문객이 약 24만 명에 이르렀고, 이들이 숙박과 식사, 투어, 기념품에 쓴 돈은 약 1억 2,600만 유로로 집계됐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한 요새는 촬영 전 연간 방문객이 1만 명도 되지 않았지만, 방영 뒤에는 해마다 10만 명이 넘게 찾는 곳이 됐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는 세계 영화·드라마 관광 시장이 2026년 약 716억 달러에서 2036년 약 1,575억 달러로, 해마다 평균 8.2%씩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각국 관광청, 영화 제작 지원 기관의 협력이 늘어난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촬영지 여행이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흐름이 됐다는 뜻으로 저희는 읽습니다.
화면 속 장소로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작품이 실제로 어디서 촬영됐는지 확인하세요. 이야기 속 배경과 실제 촬영지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오디세이」도 신화 속 지명과 실제 촬영지가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습니다. 영화에서 본 장면을 기대하고 갔는데 그 장면은 다른 나라에서 찍은 것이었다는 일이 신화나 판타지 작품에서는 특히 흔합니다.
화제작이 나온 직후에는 예약이 빨리 마감될 수 있습니다. 숙소가 적은 작은 섬과 마을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이타카처럼 개봉한 해의 시즌은 이미 찬 경우가 많으니, 다음 시즌을 여유 있게 노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기 촬영지 주변에 갑자기 생기는 검증되지 않은 유료 투어보다는 공인된 투어와 시설을 이용하세요.
그리고 그곳이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민이 적은 곳일수록 갑자기 늘어난 방문객이 일상에 주는 영향이 큽니다. 조용히 걷고, 사진은 허락을 구하고, 동네 가게에서 밥을 사 먹는 것. 화면 속 감동을 실제 여행으로 이어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 검색량과 예약 통계는 발표 기관과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방문 전 현지 숙소와 교통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참고 출처
- Travel Weekly — "'The Odyssey' stokes demand for Greece" (미국, 여행 업계 전문지)
- Neos Kosmos — "Ithaca looks to Odysseus for tourism boost after Nolan blockbuster" (호주, 그리스어권 매체)
- Fox News — "The Odyssey inspires surging travel interest in real-world locations behind blockbuster" (미국, 매체)
- Expedia — "Expedia predicts Set-Jetting surge: Gen Z and Millennials drive screen-inspired tourism in 2026" (미국, 여행 예약 플랫폼)
- The Dubrovnik Times — "Game of Thrones Magic Lives On: How Dubrovnik's GOT Tourism Is Thriving Five Years After the Finale" (크로아티아, 지역 매체)
- Future Market Insights — "Film Tourism Overview and Sector Outlook" (미국, 여행 산업 시장조사기관)
※ 본 칼럼의 썸네일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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