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여행, 공항에서부터 공짜로 도와준다.
2026-09-28 · Savas Kim

"더 늦기 전에 부모님과 여행 한번 가야지."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준비를 시작하면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많이 걷게 되진 않을까, 비행기에서 힘드시진 않을까, 약은 어떻게 챙기지?
이 글에서는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교통부·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여러 나라와 국제기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왜 지금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이 늘어날까 세계는 빠르게 나이 들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국의 **「세계 인구 전망 2024」**에 따르면, 2030년대 중반에는 80세 이상 인구가 약 2억 6,500만 명으로 1세 이하 영아보다 많아집니다. 2070년대 후반에는 **65세 이상 인구(약 22억 명)**가 18세 미만 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족 여행의 모양도 바뀌고 있다
미국 여행 업계지 트래블 위클리가 소개한 가족여행협회(FTA) 조사에서는 부모의 **57%**가 조부모와 아이를 함께 데려가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여행사 저니스케이프는 영국 여행자들의 '다세대 여행' 검색 관심이 2021~22년 대비 2024~25년 142%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왜 중요할까요? 부모님과의 여행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준비해야 하는 여행이 됐습니다. 그리고 여행자가 많아진 만큼, 공항과 항공사의 지원 제도도 점점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를 모르고 떠나는 가족이 많다는 점입니다.
공항에서 무료로 받는 '이동 지원 서비스' 휠체어 사용자만의 서비스가 아니다
유럽연합(EU) 규정 제1107/2006호는 장애인과 **'이동에 제약이 있는 승객(PRM)'**의 항공 여행 권리를 정한 법입니다. EU 공식 법령 포털 EUR-Lex에 따르면, 이 규정은 이동 제약의 원인에 신체 장애뿐 아니라 '나이'도 포함합니다. 그리고 이런 승객이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어떤 도움? 체크인부터 보안검색, 탑승구, 비행기 좌석까지 휠체어나 동행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용은? EU 시민 안내 포털 **'유어 유럽(Your Europe)'**에 따르면 무료입니다. 언제 신청? 항공사·여행사에 출발 최소 48시간 전에 알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늦게 알려도 공항은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하지만, 미리 알리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미국 교통부의 안내도 비슷하다
**미국 교통부(DOT)**는 먼 거리를 걷기 어렵다면 예약할 때 공항 휠체어를 함께 요청하라고 안내합니다. 또 공항에 도착하면 직원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접 알려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적용 방법: 항공권을 예약하는 바로 그 순간, '특별 지원(Special Assistance)' 메뉴에서 신청하세요. 출발 공항, 환승 공항, 도착 공항, 돌아오는 길까지 모두 따로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승 공항에서 도움이 끊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려 주는 '해바라기'
겉으로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청력이 약하시거나, 치매 초기이시거나, 낯선 곳에서 쉽게 불안해하시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쓰는 것이 '히든 디서빌리티 선플라워(Hidden Disabilities Sunflower)', 즉 **해바라기 무늬 목걸이(랜야드)**입니다. 영국 공항 전문지 에어포츠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6년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340개가 넘는 공항과 31개 항공사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목걸이를 걸면 직원이 **"시간이 더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참여 공항의 안내 데스크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줄을 건너뛰는 특권이 아니라, 배려를 부탁하는 표시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비행기 안에서 부모님 건강을 지키는 세 가지 습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해외여행 건강 지침서 **『옐로북(Yellow Book)』**에서 권하는 내용을 쉽게 정리했습니다.
① 약은 반드시 '기내 가방'에 모든 약은 부치는 짐이 아니라 기내 가방에 넣으세요. 원래 약통(포장) 그대로 가져가고, 처방전 사본도 챙기세요. 일부 나라는 특정 약(특히 마약성·향정신성 약)의 반입을 제한합니다. 목적지 나라의 규정을 꼭 먼저 확인하세요. 시차가 큰 곳으로 갈 때는 약을 '시계 시간'이 아니라 '지난 시간' 기준으로 먹어야 할 수 있습니다. 출발 전 의사와 상의하세요.
② 오래 앉아 있지 않기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깊은 곳 혈관에 피가 뭉치는 '심부정맥 혈전증(DVT)'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CDC는 나이가 많아질수록(40세 이후부터) 위험이 커지는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헐렁한 옷을 입으세요. 틈틈이 걷고 다리를 움직이세요. 통로 쪽 좌석이 도움이 됩니다.
③ 해외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CDC는 대부분의 자국 건강보험이 해외 진료비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그래서 해외 의료비와 응급 후송(의료 이송)까지 보장하고, 24시간 도움 전화가 있는 여행자보험을 권합니다. 부모님께 지병이 있다면 보장되는지도 꼭 확인하세요.
정리하면 — 약은 기내로, 몸은 자주 움직이고, 보험은 '해외 의료비와 후송'까지.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기내에서 생기는 걱정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행이 '고생'이 되지 않는 일정의 속도 가족 여행자들이 고른 방식
미국의 비영리 교육여행 단체 **로드 스칼라(Road Scholar)**의 2026년 다세대 여행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는 숙소·식사·안내가 한꺼번에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프로그램을 선호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형태는 **야생동물·국립공원 여행(44.8%)**이었습니다.
저희가 권하는 '하루 한 가지' 원칙
많은 가족이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라며 일정을 꽉 채웁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그 일정이 여행이 아니라 강행군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에 큰 일정은 한 가지만 잡으세요. 나머지는 쉬는 시간입니다. 이동이 많은 날 다음 날은 쉬는 날로 비워 두세요. 숙소는 엘리베이터 가까운 방, 욕실에 턱이 없는 방을 요청해 보세요.
왜 중요할까요? 부모님과의 여행에서 가장 오래 남는 기억은 '몇 곳을 봤는지'가 아니라 **'함께 천천히 걸었던 시간'**입니다. 속도를 부모님께 맞추는 것이 이 여행의 진짜 목적에 가깝습니다.
실전 팁 · 자주 하는 실수 · 주의사항
실전 팁 예약할 때 '특별 지원'부터 체크하세요. 나중에 추가하면 누락되기 쉽습니다. 출발 공항 도착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지원 서비스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도 있습니다. 부모님 주머니에 연락 카드를 넣어 두세요. 이름, 보호자 연락처, 숙소 주소, 복용 약을 적어 두면 좋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아직 걸으실 수 있어"라며 지원을 신청하지 않기. 큰 공항의 탑승구는 생각보다 멉니다. 짧게 걸을 수 있는 분도 긴 거리에는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승 공항을 빼먹기. 출발 공항만 신청하고 환승 공항에서 도움을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부치는 짐에 넣기. 짐이 늦게 오거나 잃어버리면 약이 끊길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날씨를 꼭 확인하세요. 더위와 추위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힘들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지병이 있다면 출발 전 담당 의사와 상담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부모님이 휠체어를 쓰지 않으셔도 공항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EU 규정은 나이로 인해 이동이 불편한 승객도 지원 대상에 포함합니다. 나라와 항공사마다 절차가 다르니, 예약한 항공사에 먼저 확인하세요.
Q2. 지원 서비스는 돈이 드나요?
EU 규정에 따른 이동 지원은 무료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항공사가 기본 휠체어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설 동행 서비스는 별도 요금이 있을 수 있습니다.
Q3. 해바라기 목걸이를 걸면 빨리 통과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줄을 건너뛰는 권리가 아니라 "배려가 필요할 수 있다"는 표시입니다. 그래도 직원이 알아보고 시간을 더 주거나 도움을 줄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결론 및 요약
① 세계는 빠르게 나이 들고 있고(2030년대 중반 80세 이상이 영아보다 많아짐, 유엔), 부모님과 함께하는 다세대 여행도 늘고 있습니다. ② 공항 이동 지원은 휠체어 사용자만의 것이 아니며, EU에서는 출발 48시간 전 신청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려움은 해바라기 목걸이로 알릴 수 있습니다. ③ 약은 기내 가방에, 자주 움직이기, 해외 의료비·후송 보장 보험, 그리고 '하루 한 가지' 일정이 부모님 여행의 기본입니다.
10월 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International Day of Older Persons)'**입니다. 이번에는 달력에 날짜 하나를 적어 보세요.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날로요. 그 여행이 오래도록 따뜻한 이야기로 남기를 바랍니다.
※ 공항·항공사 지원 제도와 약 반입 규정은 나라와 회사마다 다르고 바뀔 수 있습니다. 여행 전 이용하는 항공사·공항과 목적지 당국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본 글은 의료 조언이 아니며, 건강 문제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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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Ageing (United Nations, 국제기구)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4: Summary of Results (UN DESA, 국제기구, 2024) Family travel spending and multigenerational trips on the rise (Travel Weekly, 미국, 2025-10) Multigenerational Holiday Trends 2026 (Journeyscape, 영국, 2026-03) Multigenerational Travel Survey Insights for Families (Road Scholar, 미국, 2026-05) Rights of people with reduced mobility — air travel (EUR-Lex, 유럽연합) EU passenger right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or reduced mobility (Your Europe, 유럽연합) Wheelchair and Guided Assistance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미국 정부) Hidden disabilities and the passenger experience (Airports International, 영국, 2026-06) Travelers with Chronic Illnesses (CDC Yellow Book, 미국 정부, 2026) Deep Vein Thrombosis and Pulmonary Embolism (CDC Yellow Book, 미국 정부)
※ 본 칼럼의 썸네일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Opinion | 글 · Sava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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