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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년 궁전이라는 "크노소스”의 빨간 기둥들이 100년 전 콘크리트?

2026-10-16 · John Lee

3,500년 궁전이라는 "크노소스”의 빨간 기둥들이 100년 전 콘크리트?

우리가 믿어 온 이야기: "3,500년 전 궁전이 그대로 서 있다"

그리스 크레타섬의 가장 큰 도시 이라클리오(Heraklion) 남쪽, 케팔라(Kephala) 언덕에 크노소스 유적이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아크로폴리스 다음으로 방문객이 많은 유적입니다.

이곳에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설명을 들었을 거예요.

빨간 기둥과 2층 건물은 미노아 문명의 궁전이다. 벽에 그려진 그림은 3,500년 전 벽화다. 이곳은 미노스 왕이 살았던 **전설 속 미궁(라비린토스)**이다.

이 믿음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실제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문명 중 하나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문화부에 따르면, 크노소스는 기원전 17~15세기에 가장 번성했습니다.

처음 생긴 의문: 발굴한 사람이 다시 지었다 아서 에반스는 누구인가

영국 옥스퍼드의 **애슈몰린 박물관(Ashmolean Museum)**에 따르면, 영국 고고학자 **아서 에반스(Arthur Evans)**는 1900년부터 이곳을 발굴했고 1931년까지 작업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이 건물을 **'미노스의 궁전'**이라고 불렀습니다.

참고로 이 땅을 처음 판 사람은 에반스가 아닙니다. 크레타 출신 **미노스 칼로카이리노스(Minos Kalokairinos)**가 먼저 발굴을 시도했습니다. 에반스는 땅을 사들인 뒤 오랫동안 직접 발굴과 복원을 이끌었습니다.

왜 콘크리트였을까?

미국 시카고대학교 출판부가 펴낸 **캐시 기어(Cathy Gere)**의 책 『크노소스와 모더니즘의 예언자들』(2009)에 따르면, 에반스는 처음부터 콘크리트로 궁전을 지을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1905년, 그는 유적 근처에 자기 집 **'빌라 아리아드네'**를 지었습니다. 이 집은 당시 새로운 재료인 철근 콘크리트로 지었는데, 아주 빨리 올라갔습니다. 에반스는 이것이 무너지는 유적을 받치고 보호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그럴 이유가 있었습니다. 발굴된 벽과 바닥은 비와 햇볕에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반스는 처음에 '보호용 지붕과 기둥'을 세우려 했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났습니다.

증거: 기둥·위층·벽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1) 빨간 기둥과 위층은 철근 콘크리트

캐시 기어의 책에 따르면 에반스는 1905년부터 1930년까지 궁전을 다시 지었습니다.

벽은 네모난 콘크리트 들보 안에 석회암 돌을 채운 방식입니다. 회색 콘크리트 바닥의 가장자리는 깨진 돌처럼 보이게 일부러 다듬었습니다. 그 바닥을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빨간 기둥이 받치고 있습니다.

애슈몰린 박물관에 따르면, 발굴 때 나무 기둥이 서 있던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썩어 없어진 나무 기둥 자리에 콘크리트 기둥을 세웠습니다. 박물관은 종이 위의 복원 그림이 실제 복원의 영감이 되면서 해석이 한 겹 더해졌다고 설명합니다.

기어는 그래서 이 '고대 궁전'이 크레타섬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철근 콘크리트 건물 중 하나라는, 조금은 씁쓸한 영예를 갖게 됐다고 썼습니다.

확신 정도: 기둥·위층·바닥 상당 부분이 20세기 콘크리트 복원이라는 사실은 확인됨이에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도 에반스의 콘크리트 복원이 '추측에 기댄 복원'으로 지금도 논란이라고 소개합니다.

2) 유명한 벽화는 '작은 조각 + 화가의 상상'

영국 왕립화학회(RSC) 교육 자료에 따르면, 에반스는 벽화 조각을 맞추기 위해 스위스 화가 **에밀 질리에롱(Émile Gilliéron)**과 같은 이름의 아들을 불렀습니다. 두 사람은 30년 넘게 크노소스의 벽화 복원을 맡았습니다.

대표 사례는 **'백합 왕자(Prince of the Lilies)'**입니다.

1905년, 아버지 질리에롱이 머리와 왕관의 작은 조각, 몸통 일부, 허벅지 조각으로 전체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미국 서평지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실린 영국 고전학자 **메리 비어드(Mary Beard)**의 글에 따르면, 이 복원은 1926년 지진으로 크게 망가져 아들이 다시 복원했습니다. 비어드는 이라클리오 박물관을 잘 보면, 남아 있는 원래 그림이 대부분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우테 귄켈-마셰크(Ute Günkel-Maschek)**는 영국 아테네 연구소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 이 인물이 어느 쪽을 보고 있는지, 팔을 어떻게 들었는지를 두고 학자들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확신 정도: 유명 벽화의 상당 부분이 현대에 그려 넣은 것이라는 사실은 확인됨이에요. 하지만 원래 모습이 어땠는지는 논쟁 중입니다.

3) 2025년, 현장의 돌고래 벽화가 무너지다

2025년 5월 16일, 궁전 동쪽 **'왕비의 방(Queen's Megaron)'**에 있던 돌고래 벽화가 강풍 속에 무너졌습니다. 그리스 문화부는 이것이 1960년에 만든 복제본이며, 원본은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에 안전하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라클리오 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에반스는 이 그림이 문 위 벽에 있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다른 해석에서는 위층의 바닥 그림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저희 분석: 이 사건은 많은 방문객이 현장의 벽화를 '진짜'로 알고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무너진 것은 고대 유물이 아니라 복제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복제본조차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은 그림이었습니다.

반전: 그런데 정말 '궁전'이었을까? '궁전'이라는 이름도 에반스의 해석

미국 과학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왕좌의 방'에 실제로 왕이나 왕비가 앉았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 중입니다.

영국 역사가 **로드니 캐슬던(Rodney Castleden)**은 1990년 책에서 이곳이 왕궁이 아니라 신전이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기능을 단정하지 않으려고 '안뜰 중심 건물(court-centred building)' 같은 중립적인 이름을 쓰기도 합니다. 2025년, 유네스코 전문가들도 물었다

크노소스는 2025년 7월 크레타섬의 다른 유적 5곳(파이스토스, 말리아, 자크로스, 조민토스, 키도니아)과 함께 **'미노아 궁전 중심지(Minoan Palatial Centres)'**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심사 과정에서 유네스코 자문기구 **이코모스(ICOMOS)**는 그리스 정부에 이런 요청을 했습니다. "궁전 중심지"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에반스가 처음 만든 개념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설명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확신 정도: 크노소스가 미노아 사회의 중요한 중심지였다는 점은 널리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이곳이 '왕이 사는 궁전'이었는지는 논쟁 중이에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왕좌의 방에 앉았던 사람은 왕이었을까요, 사제였을까요? 콘크리트 위층의 모양이 원래 건물과 얼마나 닮았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도 이제는 '역사'가 됐다

그리스 정부는 에반스의 복원을 없애지 않고 보존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1990년대, 그리스 문화부는 에반스 복원의 콘크리트 판 상당 부분을 보수하고 관람로를 만들었습니다. 2026년 3월, 크레타 주정부와 문화부는 185만 유로를 들여 '왕비의 방'을 복원하고 관람로를 개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완료 목표는 2029년 11월입니다. 영국 아테네 연구소(BSA)는 지금도 에반스가 세운 크노소스 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분석: 크노소스는 두 개의 시대가 겹친 유적입니다. 아래에는 3,500년 전 미노아 문명이, 위에는 100년 전 고고학자의 해석이 있습니다. 이 콘크리트 복원은 20세기 초 사람들이 고대를 어떻게 상상했는지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역사 기록입니다. 그래서 '가짜'라고 실망하기보다, 두 시대를 나눠 보는 눈을 갖는 것이 더 큰 즐거움입니다.

크레타 현지에서는 지금도 에반스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의 복원 덕분에 무너질 뻔한 유적이 보호됐고, 미노아 문명이 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두 시각을 함께 아는 것이 이 유적을 존중하는 방법입니다.

여행 팁: 원본과 복원을 비교해 보세요 크노소스 현장에서 볼 것 빨간 기둥의 모양을 보세요.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집니다. 나무 기둥 자국을 바탕으로 만든 콘크리트 기둥이에요. 바닥과 벽의 가장자리를 보세요. 깨진 돌처럼 보이게 다듬은 회색 콘크리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장의 벽화는 복제본이라고 생각하세요. 원본 조각은 박물관에 있습니다. 동쪽 구역은 막혀 있을 수 있어요. '왕비의 방' 일대는 복원 공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에서 볼 것 위층의 벽화 전시실로 가세요. 크노소스 벽화의 원래 조각이 전시돼 있습니다. '원래 조각'과 '새로 칠한 부분'을 구별해 보세요. 많은 벽화에서 원래 조각은 일부이고, 나머지는 복원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백합 왕자와 돌고래 벽화를 꼭 찾아보세요. 크노소스에서 본 복제본과 비교하면 차이가 잘 보입니다.

편집팀 제안 순서: 크노소스를 먼저 보고 박물관을 나중에 가 보세요. 현장에서 본 '완성된 모습'이 머릿속에 있으면, 박물관에서 진짜로 남은 부분이 훨씬 또렷하게 보입니다.

실전 팁 아침 일찍 가세요. 크노소스는 그리스에서 손꼽히게 붐비는 유적이고, 그늘이 많지 않습니다. 물과 모자, 편한 신발을 챙기세요. 돌길과 계단이 많습니다. 이라클리오 항구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입니다. 박물관은 이라클리오 시내에 있어 같은 날 함께 보기 좋습니다. 입장권·운영 시간은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통합권 판매 여부와 요금은 바뀔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현장 벽화를 원본으로 알고 박물관을 건너뛰기. 진짜 조각은 박물관에 있습니다. '콘크리트니까 가짜'라고 실망하고 돌아가기. 아래층의 돌, 저장고, 안뜰 등은 고대의 흔적입니다. 안내판 설명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기. '왕비의 방', '왕좌의 방' 같은 이름은 에반스가 붙인 해석입니다.

주의사항 줄이 쳐진 구역에 들어가지 마세요. 복원물도 약합니다. 2025년 벽화 붕괴처럼 위험할 수 있습니다. 벽과 기둥을 만지거나 기대지 마세요. 고대 부분과 복원 부분 모두 보호 대상입니다. 강풍 등 날씨가 나쁘면 유적이 임시로 닫힐 수 있습니다. 2025년 사고 때도 현장이 대피 중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그럼 크노소스는 가 볼 가치가 없나요?

아닙니다. 그리스 문화부와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노아 문명의 핵심 유적입니다. 다만 고대 부분과 20세기 복원 부분을 나눠 보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Q2. 현장에서 어느 부분이 진짜 고대 것인지 어떻게 아나요?

쉬운 기준은 재료입니다. 매끈한 회색 콘크리트와 칠한 기둥은 대부분 20세기 복원입니다. 낮게 남은 돌벽과 바닥, 큰 저장 항아리 등은 고대의 흔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가이드에게 "이 부분은 복원인가요?"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Q3. 박물관과 크노소스, 시간이 하나만 된다면?

처음 가는 분이라면 크노소스를 추천합니다. 미노아 건물의 규모를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벽화와 유물에 관심이 많다면 박물관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둘을 함께 보세요.

결론 및 요약

① 크노소스의 빨간 기둥과 위층은 영국 고고학자 아서 에반스가 1905~1930년 철근 콘크리트로 다시 지은 것입니다. ② 유명한 벽화도 작은 원래 조각에 스위스 화가 질리에롱 부자가 그림을 채워 완성한 것이 많고, 원본 조각은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에 있습니다. ③ 이곳이 정말 '왕의 궁전'이었는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며, 2025년 유네스코 심사에서도 이 이름의 뜻을 다시 물었습니다.

오늘 바로 해 볼 일: 크레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크노소스와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을 같은 날 일정으로 묶어 두세요.

빨간 기둥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 그 아래 숨은 3,500년과 그 위에 더해진 100년을 함께 떠올려 보세요. 하나의 유적에서 두 개의 시대를 만나는 여행이 될 거예요.

※ 본 글은 일반 여행 정보입니다. 학술적 해석은 연구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입장 규칙·요금·운영 시간·공사 구역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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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Rebuilding the Palace of Minos at Knossos (Ashmolean Museum, 영국) Knossos – a new UNESCO World Heritage site (British School at Athens, 영국, 2025-07-17) Palace of Minos 색인 도서 소개 (Cambridge University Press, 영국) Restoration or reconstruction (Royal Society of Chemistry Education, 영국) Ute Günkel-Maschek, The Lilies of the Prince (Annual of the British School at Athens, Cambridge University Press, 영국 / 저자 소속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Knossos and the Prophets of Modernism — Introduc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미국, 2009) Mary Beard, Knossos: Fakes, Facts, and Mystery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미국, 2009-08-13) Knossos: Palace of the Minoans (Live Science, 미국) Minoan Palatial Centres — ICOMOS Interim report and additional information request (UNESCO 세계유산센터, 국제기구, 2025-01-31) Crete's Minoan Palaces: UNESCO World Heritage (Greek News Agenda, 그리스 정부 공보 매체) Restoration Funding and Infrastructure Redesign Announced for the Palace of Knossos (Geotour Crete, 그리스, 2026-03-31) Iconic Dolphin Mural Collapses at Knossos Archaeological Site (Greek Reporter, 그리스, 2025-05-17) The Ephorate of Antiquities has collected fragments of the replica of the dolphin fresco (Vema, 호주) Monitoring deterioration processes in the Palace of Knossos (Fraunhofer, 독일 / EU HERACLES 프로젝트) Sir Arthur Evans: Knossos, Myth & Reality (Uncomfortable Oxford, 영국) Rodney Castleden, The Knossos Labyrinth 도서 정보 (Routledge, 1990 /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도서관 목록,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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